루마니아 대형 마트에서 생필품, 간식, 가재도구를 구입하고 차에 실었다. 하지만 우리 구호품을 싣기로 한 차가 갑자기 고장이 나는 바람에 내일 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세상에... 이런 변수도 생길 수 있구나... 결국 차가 국경을 넘어가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우리는 루마니아 시레트(Siret) 국경으로 이동해야 했다. 난민들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루마니아 북쪽에 위치한 시레트(Siret)에는 우크라이나와 연결된 도로와 국경 검문소가 있었다. 100여 미터 떨어진 검문소에서 걸어오는 난민의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아이들이었다. 무표정한 얼굴의 그들에게서는 피곤함과 아직 남아 있을 가족들을 염려하는 듯한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이들을 표정을 하나하나 카메라에 담았다. 한 여성은 “국경까지 같이 온 남동생은 징집 대상자라 국경을 넘어오지 못해 혼자 넘어왔다”며 걱정하는 눈물을 보였고, 또 한 여성은 “남편이 딸과 함께 국경까지 데려다주고, 자신은 나라를 지키겠다며 다시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15년 동안 의사로 활동했고 앞으로 여기에 남아 의료 봉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 대부분의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가족의 안전을 위해 일단 피난 왔지만 우크라이나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제발 그렇게 될 수 있길 나도 기도하고 있었다.
다음 여정은 의약품을 우크라이나로 보내는 루마니아 현지 교회 취재였다. 우리는 루마니아 콘스탄차(Constanta)로 이동해 현지 교회(Betel교회)에서 구입했다는 의료 기구 및 약품을 확인하기로 했다. 구입 비용은 한국교회 봉사단이 미리 현지 교회로 보냈다고 했다. 구입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의약품을 구하기는 쉽지 않은데 이곳 벧엘교회 사모님이 간호사라 많은 양의 약품을 구할 수 있었다고 했다. 혈압계, 인슐린, 항생제, 응급의약품들을 보면서 우리 일행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